삶의단상/유행어모음

추억의 유행어 '따지냐'

竹溪(죽계) 2006. 1. 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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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지라시] 추억의 유행어 “따지냐…” 편
기사입력 : 2004.03.02, 09:38


유행어를 읽으면 시대가 보인다. 유행어의 재조명 프로젝트 제 1장. 고 이주일 선생의 ‘…따지 냐?”를 통해 암울했던 80년대의 사회상을 엿보도록 하자.













한국 코메디의 대부격인 고 이주일 선생을 웬만하면 기억들 하실 것이라 본다. 그가 한국 코메디의 대부로 불릴 수 있었던 것에는 물론 고인의 남다른 용모가 한 몫을 했다 하겠으나 결코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촌철살인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경로당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마치 반사신경의 일종인 냥 유사한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쓰여졌던 국민적 범용성이 깃든 유행어의 제작, 유포가 바로 고인을 코메디의 대부격으로 승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개기를 마련한 것이라 하겠다. 즉, 원로 코메디언도 많고, 고인보다도 훨씬 SF적인 외모를 보유한 개그맨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고 이주일 선생을 코메디의 대부로 꼽는데 이견이 없는 것은 바로 당시 시대상의 반영과 국민정서의 메타포라 할 수 있었던 수 많은 유행어의 창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메디의 시작은 항상 뭔가의 갈등에서부터 비롯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코메디는 그 뭔가의 갈등을 해결함에 있어 일반적 해결책이 아닌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방법을 제시함으로 써 상식의 일탈을 통해 관객의 웃김을 유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 이주일 선생의 대표적인 유행어 “따지냐?”역시 당시의 전형적인 결말전복형 코메디의 구조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있다 하겠다.

즉, 뭔가 문제가 발생하여 서로 진지하게 시비를 가리는 과정이 마지막 반전을 위해 지난하게 이어지고 이주일 선생께서는 이제 클라이막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예고라도 하듯 일단 뚜껑 위장용 귀밑머리를 좌에서 우로 가지런히 쓸어 넘기며 좌중의 시선을 확보한 후, 그간의 갈등해결책으로 주고 받았던 논리적, 이성적 대화의 과정을 쌩깐 채 “따지냐?” 한 마디로 모든 갈등의 해결 과정을 원점으로 되돌림으로써 상식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파격적 결말을 연출함과 동시에 당대 권력자의 국정운영 방식을 사회 구조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개인 외모적인 면까지 동시에 풍자하는 블랙코메디를 창출하며 “따지냐?” 또한 국민적 유행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유행어 “따지냐?”는 시대상의 반영을 통해 정치적 상징성만을 획득한 운 좋은 유행 어에 불과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고 이주일 선생의 “따지냐?”는 유행어 사용에 있어 최초 로 의문형 종결 어미를 사용한 작품이라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서 안될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유행어는 감탄사의 특이한 변형이거나 명령형 종결 어미, 혹은 기괴한 멜로디가 결합된 서사체 가 일반적이다. 그만큼 의문형 종결 어미를 이용한 유행어가 파급효과를 갖기까지는 몹시도 어 려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행히 신동엽군의 “안녕하시렵니까?”, 이정수의 “웃 기지? 웃기잖아.”등이 의문형 유행어의 계보를 잇기는 하고 있으나 그 수는 미미하다. 그 외에 도 유행어 “따지냐?”는 인터넷 신문 딴지일보의 제호 및 창간이념의 근간이 된 것 아니었겠느 냐 하는 강력한 추측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걸작 유행어는 결코 심심풀이 말장난으로 끝나는 법이 없다. 언어 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고 하는 언어 상대성 가설을 굳이 차용해 설명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동시대의 수 많은 사람의 입에서 똑 같은 소리를 하게 했던 강력한 무언가가 유행어에 있었던 만큼 추억의 유행어의 재조명 자체에 그 역사적 의의가 있다 할 것이며, 지금도 어디에선가 쌈 박한 유행어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을 후학들을 위한 일단의 사료로도 그 가치가 있다 할 것이 다.

필자가 남들이 시키지 않는데도 기어이 이와 같은 코너를 마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 다.

[참고] "...따지냐?"의 운용 규칙
























미디어몹 문화부 언어연구원 너부리 newtoilet@mediamob.co.kr

 

 

출처 : http://www.kmib.co.kr/html/kmview/2004/0302/0302092900301200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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