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세계/시간이야기

개념의 형성에 대하여

竹溪(죽계) 2005. 12. 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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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개념


    개념은 사물.현상들이 가지는 불변적인 징표들을 사고에 반영하여 언어로 나타낸 것이다. 즉, 사물현상들이 가지는 불변적인 성질이나 관계들을 기초로 하여 그 사물현상들의 집합을 思考上으로 반영한 것이 개념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개념은 사물현상들이 가진 불변자들을 관념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은 개별자 내지는 사물현상들의 집합에서 불변적인 것, 나아가서 본질적인 것을 포착해 내는 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불변적인 것이란 그 사물현상들의 개별자들, 나아가서는 개별자들의 원소들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 즉, 그것들 속에 공통되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을 형성한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불변자들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념은 필연적으로 사물현상들의 관계를 담게 되고 개념들과 개념들 사이에도 관계가 성립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개념과 개념의 관계는 외연적으로만 파악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개념은 외연적으로만 파악되어서는 안되고 내포적으로도 파악되어야 한다.


    이러한 성격을 가지는 개념이 형성되는 과정은 추상과 개괄의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개념은 풍부해지고 정확해진다. 추상과 개괄이란 것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현상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하여 개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언어로 표현한 관념적 실재라고 할 수 있다.

 

    추상은 어떤 사물현상에서 공통적인 것을 뽑아내는 과정을 말한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며, 전능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사물현상이라도 한번 보아서는 본질을 파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물현상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의 능력으로는 숨겨져 있는 본질을 한눈에 꿰뚫어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정한 과정을 거쳐서야 숨겨진 본질을 파악하여 현상과 본질을 총괄하여 개념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거의 모든 경우에 어떤 사물현상이라도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그 과정의 첫 번째 단계는 역시 현상으로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지는데, 현상적인 측면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것들이 가진 성질들을 하나 하나 분리해내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예를 들면 개를 보았을 때 네발로 걸어다니며 멍멍 짓는 현상만으로 우리는 그것을 개로 인식할 수도 있게 되는데, 그러나 개는 이러한 성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음식은 어떤 것을 먹고, 잠은 어떻게 자며, 주인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 것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질들을 개는 가지고 있는데, 처음부터 우리는 이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을 통해서 개의 모든 성질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바로 추상과정인데, 개의 성질 가운데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개에게서 그것을 분리시켜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개라는 존재는 우리들의 추상행위에 의해서 수 없이 많은 성질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우리가 여기에서 주의해야할 것은 실제에 있어서 개는 여러 개의 성질에 따라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 속에서 관념적으로만 나누어져서 분리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추상은 관념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좀더 체계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추상은 인간의 인식과정에서 감각적 인식으로부터 이성적 인식으로 이행할 때 거치는 중요한 계기를 말하는데, 추상과정은 구체적인 감각자료를 가공하는 일련의 분석적 사유 작용을 통해 해당 대상의 일정한 특징이나 속성 및 관계들을 도외시하는 반면, 다른 특징이나 속성 및 관계를 본질적인 것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사물현상은 추상과정을 통해서 개별적인 관념이 지닌 독특한 징표들은 제거되고 그것들 모두에 공통적인 징표들만이 남게 된다. 이런 것들은 동종의 사물현상들에 대한 일반적 표현이 되기 때문에 추상은 일반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추상을 통해서만 감각적으로 파악되는 사물현상으로부터 그 대상들의 본질적, 필연적, 보편적 연관과 속성을 끌어내어 현상으로부터 본질에 도달할 수 있도록 된다. 추상과정이 충실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이루어지면 질수록 사물현상의 성질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은 외연을 확보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그 다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개괄과정을 통해 형성된 개념은 더 큰 객관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추상은 부분을 전체로 인식하는 매우 초보 단계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추상에는 종합이라는 의미가 없다. 추상이 종합이라는 성질을 통해서 사물현상을 개념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개괄이다.


   개괄은 추상화과정을 통해서 破片化된 사물현상들을 다시 붙여서 원래대로 해놓은 과정을 말한다. 즉, 추상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파악된 사물현상의 여러 성질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것의 가장 일반화된 공통점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바로 개괄과정이라는 것이다.

 

     개념의 형성은 이 개괄과정을 거침으로써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물현상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반드시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개괄과정은 추상과정의 충실도에 의해서 내용의 풍부성과 정확성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추상과정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는다.

 

    바꾸어 말하면 추상과정은 사물현상을 바탕으로 하여 개괄과정을 낳고, 개괄과정은 추상과정을 바탕으로 하여 사물현상의 본질을 파악하여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여 형성된 개념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번 형성된 개념은 그것으로 일단락 지어지지만 새로운 추상과정에 의해서 풍부해진 내용을 바탕으로 좀더 높은 단계의 개괄과정을 거쳐서 좀더 정확하고 풍부한 내용을 가진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우리의 삶은 추상과 개괄의 끊임없는 순환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풍요로워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상과 개괄을 통해 개념이 형성되면 우리는 개념을 바탕으로 명칭을 형성한다. 명칭은 개념이 형성된 후에야 만들어지는 것으로서 관습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 개념을 싣는 순간에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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