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세계/우리문화칼럼

문화의 세기란 무엇인가?-1

竹溪(죽계) 2005. 12. 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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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세기란 무엇인가?(1)



1. 문화란 무엇인가?

가장 쉽게 말하자면 문화는 인류가 만들어낸 정신적, 물질적 財富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문화 역시 복잡하게 분화.발전하여 한 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따라서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한 집단이 갖는 생활양식 총체를 문화라고 하는 기본틀은 유지되더라도 좀더 세부적이고 섬세한 설명과 분류 등이 필요하게 된다. 복잡해진 사회만큼 문화현상도 복잡해졌으므로 생활양식의 총체라는 의미의 문화개념은 너무 광범위하게 되어 개념설정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범주를 한정시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문화라는 말은 사실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이 중심이 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물질적인 어떤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문화라는 말을 붙일 때는 그 현상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물질현상이 갖는 관념적인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즉, 주거문화라고 했을 때, 이 말이 갖는 의미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이 주거하는 현상들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현상들에서 추상하여 뽑아낸 공통점들을 개괄하여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므로 주거문화라고 하면 집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서술대상으로 하는 범주의 안에 들어가는 주거현상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어떤 것들에 대해서 관념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주거현상이라는 물질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문화라는 말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총괄하는 생활양식의 전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지향하는 바는 정신적인 것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이러한 성격과 개념을 가지는 문화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삶의 자취라고 할 수 있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문화는 삶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는 단순히 남겨진 흔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화라는 말  속에는 그보다 더 큰 의미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한 의문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삶의 자취라는 말에서 풀어볼 수 있다. 여기서 자취는 남겨진 흔적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물질적으로 혹은 현상적으로 남겨진 흔적과 더불어 그 속에 포함된 상상력의 세계를 함께 일컫는 말이 바로 자취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물질적인 것만도 아니요, 정신적인 것만도 아닌 것으로 물질적 삶과 정신적 삶이 녹아 있는 복합체로서의 자취이다. 물질적인 혹은, 현상적인 삶의 흔적들은 당연히 과거의 것이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문화는 과거의 흔적들을 가지고 현재의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러나 물질적이고 현상적인 그 속에 녹아있는 세계는 더 경이로운 것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현재를 알게 하고 미래를 볼 수 있게 한다. 문화 속에 녹아있으면서 현상을 통해 顯現되는 상상력의 세계는 문화가 아니고서는 담을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미래는 상상력의 세계를 통하여 현재의 문화 속으로 들어오고, 과거의 흔적들은 물질적이고 현상적인 것들을 통해 현재의 문화 속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화는 과거와 미래를 현재 속에서 함께 아우르는 변증법적 성격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 나라나 한 민족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문화가 가진 이러한 속성 때문에 앞으로 문화가 가지는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지는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아래 다음 글에서부터는 문화가 갖는 속성을 하나 하나 파헤쳐 나가보도록 한다. 문화가 갖는 속성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면 첫째, 문화의 범주로 설정된 하나의 집단 속에서 함께 만들어지고 향유되는 공유현상의 하나이다. 둘째, 문화는 하나의 집단 속에서 형성된 여러 계급의 생활현상들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급성을 가지며, 겹겹이 쌓인 공통현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축적현상이라는 성격을 지닌다. 셋째, 모든 문화현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홀로 존재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기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섯째, 사회현상들을 가장 민감하게 수용하기 때문에 수용과 변화를 기본으로 하는 개방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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