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3

 

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3)

가사는 조선조 전시대를 통해 만들어지고 불려진 것으로 양반사대부들의 의식세계와 정치의식 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서정을 중심으로 노래한 시조와는 달리 교훈적이고, 정치적이며, 사상적인 것들을 중심 내용으로 하는 가사는 읊조리는 방식인 낭송으로 향유될 수 있는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인지 서민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가사는 종교적인 성격을 가진 작품도 꾸준히 지어졌기 때문에 시조와는 달리 향유계층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성격을 가지는 가사는 고려말의 불교 포교가라고 할 수 있는 나옹화상의 승원가나 서왕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전통 때문인지 조선시대에도 불교의 포교과 관련이 있는 작품들이 지어졌고, 조선조 말기에는 개화가사의 형태로 종교적인 성격을 띠는 것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종교적인 포교가에 기원을 두고는 있지만 가사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조선조 사대부들의 작품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대부들은 가사를 통하여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노래하기도 하고, 나라와 임금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기도 하며, 교훈적인 내용으로 백성들을 교화시키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양반사대부들은 가사를 통하여 자연을 사랑하고 신선세계를 동경하는 사상적인 측면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수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정치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겨둘 수 있는 보루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연이었고, 신선세계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가사를 분석할 때는 표현된 것만으로 해석해서는 바람직한 결론을 얻지 못할 경우가 허다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문적 깊이를 간직하고 있었던 사대부들이 지은 가사는 우리말의 조탁능력과 표현의 공교함이 다른 문학 작품에 비해서 뛰어나기 때문에 그것이 가진 예술적 아름다움은 다른 갈래의 작품을 훨씬 능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가사가 가진 표현과 수사상의 아름다움은 문학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사나 시조와는 달리 서민층에서 만들어지고 불려졌던 민요는 수사적 화려함보다는 비유의 뛰어남과 표현의 직접성, 그리고 내용이 가지는 보편성 때문에 높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져서 만들어진 것이 민요이기 때문에 민요의 표현과 내용은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거부감이 없는 것이어야 했던 것입니다. 이런 점이 민요를 가다듬게 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민요는 생활을 반영하는 내용과 가락으로 일반서민들의 사랑 속에서 만들어지고 향유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정서를 가장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민요는 가장 민족적이며, 가장 서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민요는 노동과 언어 등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관계로 문학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요는 모든 노래와 시가문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시가가 그렇고, 향가가 그렇고 고려가요가 그러하며, 시조와 가사 역시 민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민요는 시가문학의 바탕이며 기초라고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지는 민요는 종류와 분량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엄청난데, 생활 전체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노동요에서부터 여가요, 의식요, 정치요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만들고 부르다보니 그 량도 엄청난데다가 각 지역에 따른 독특한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록문학에 비해서 볼 때 폭이 넓으면서도 엄청난 깊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노래와 춤을 좋아했던 우리 민족이 만들고 즐겼던 민요가 가진 예술적 아름다움은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이상에서 세 번에 걸쳐 살펴본 우리 문학의 역사성과 예술성으로 볼 때, 우리 문학은 세계 어느 민족의 문학과 견주어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전통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우리 문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여 세계에 알려서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가꾸는 일이야말로 우리 국문학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로 우리 문학을 세계가 알아볼 수 있도록 갈고 닦는데 온 힘을 기울이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