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심(老婆心)의 의미
노파심(老婆心)의 의미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노파심으로 하는 소리’라는 표현이 있다. 노파심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필요 이상으로 남의 일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풀이하고 있는데, 노파심이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매우 긍정적이고 칭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전 하나가 좀 잘못되었다고 그게 뭐 그리 큰일이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온갖 매체를 비롯한 모든 자료에서 이를 근거로 이해하고, 설명하고 있어서 그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노파심이란 말을 부정적으로 풀이하게 된 이유를 짚어보면, 노파(老婆)를 늙은이, 할머니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노파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늙은 여자’라고 나온다. 사실 노파라는 단어는 이처럼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늙은 여자’라는 뜻도 있지만, ‘아내’라는 뜻도 있고, ‘제자들을 친절하게 가르치고 조언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어사전에서 이처럼 잘못된 설명을 해놓고 있는 이유는 老(늙을 노)와 婆(할미 파)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老는, 늙은 사람, 오래된, 경험이 많은 사람,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혹은 잘 아는 사람, 두터운, 큰, 가장 높은, 선두, 생각이 깊은, 처음, 본디 등의 뜻을 가지는 글자이다. 즉, 늙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노년, 노인 등을 나타낼 때뿐이고 대부분은 큰, 경험이 많은, 잘 아는, 가장 높은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노파에서 老는 ‘잘 아는’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노파에서 老는 뒤의 婆를 꾸미는 말이 되어서 경험이 많은, 잘 아는 등의 뜻으로 쓰였다. 婆는 ‘나이가 많은 여성, 특정 직업의 여성, 혼인한 여성, 아내, 남자의 어머니, 어머니’ 등 다양한 뜻을 가진다. 이 글자가 어머니, 아내 등의 의미를 함께 가지는 이유는 상대방이나 무엇인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여성이라는 뜻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나 아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걱정하며, 사랑하는 여성으로 어머니와 아내가 최고이기 때문에 이런 뜻으로 쓰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파심에서 노파는 남편에 대해 매우 잘 알며, 배려하고,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는 아내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노파심은 老婆心切의 줄임말이다. 심절(心切)은 마음에 간절하다, 진심이다. 성실하다, 걱정하다, 자비롭다, 절실하다 등의 뜻이다. 그러므로 노파심은 남편을 걱정하고 배려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아내의 마음이라는 뜻이 된다. 결코 부정적인 뜻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불교에서는 자비심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유적으로 말할 때 노파심을 쓰기도 한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야말로 진정성, 애정, 배려, 자비, 걱정 등이 가득 담긴 것이란 점에서 볼 때 필요 이상으로 남의 일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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