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溪(죽계) 2023. 3. 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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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驚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은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를 지칭한다. 겨울이 완전히 끝나고 본격적인 봄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그야말로 완전히 解凍이 된 것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이 풀린다는 말이 바로 이것을 가리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겨울의 끝은 소한과 대한에서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그때는 아직 겨울 기운이 많이 남아 있어서 매우 추우므로 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소한, 대한 다 지나면 얼어 죽을 거지 없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겨울이 끝나가고 있음을 잘 드러낸 것으로 보면 된다. 경칩에 대해서는 한자어에 대한 풀이를 통해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을 음으로 하고, 를 뜻으로 하는 글자로 말이 놀라다라는 것이 원래 의미이다. 을 소리로 하고, 를 뜻으로 하지만 이 글자의 원뜻은 에서 비롯되었다. 가 합쳐진 것이 인데, 은 같은 뜻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왼쪽의 는 개를 나타내는데, 글자 위의 이 변해서 된 것이다. 아마도 머리를 들고 있는 개 모양을 나타내기 위해 을 사용했고 그것이 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글자 아래의 는 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그저 장식을 위한 기호일 뿐이다. 오른쪽의 (칠 복)은 채찍, 몽둥이 등을 나타낸다. 이 둘이 합쳐져서 사람이 몽둥이를 들고 개에게 경고함으로써 존경과 공경을 하도록 만든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의 원래 글자는 이었는데, 나중에 를 붙여서 놀라다 는 뜻을 가지는 글자로 만들었다. 말이라고 하는 동물은 겁이 많고 잘 놀라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서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은 놀라다, 전전긍긍하다 등의 뜻을 가지게 된다.

 

은 글자의 윗부분에 있는 과 아래의 이 결합한 모습인데, 위의 것이 소리를 담당함과 동시에 죄수가 잡혀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죄를 지은 사람이 쇠고랑을 차게 되면 잡힌 것이 되므로 잡다라는 뜻을 가지는 글자로 되었다. 여기에 뱀이 웅크린 모양에서 유래한 벌레라는 뜻을 가진 이 보태져서 감추다, 숨다 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경칩은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숨어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던 동물들이 따뜻해진 봄을 맞아 놀라서 기지개를 켜며 움직인다는 의미를 가진다.

 

우수로부터 15일 뒤에 오는 경칩은 2023년에는 양력으로 36일이다. 이때가 되면 모든 생명체 봄기운을 받아 싹이 나면서 생장을 시작한다. 그리고 봄 우레가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상승하면서 온갖 곤충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산에 가면 파란색을 띠는 팔마구리 속에서 겨울을 보낸 곤충의 애벌레가 구멍을 내고 밖으로 나와 움직인 것을 볼 수 있다. 팔마구리는 유리산누에나방의 알을 저장하고 있는 고치로 초록색을 띠고 있으며, 야산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겨울을 난다. 경칩을 지나면 도화는 붉게 피고, 오얏은 희게 피며, 꾀꼬리는 밝게 울고, 제비는 날아서 돌아온다. 만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이다. 봄의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봄기운이 완연하면서 모든 것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 이것을 일러 봄 우레가 모든 벌레를 놀라게 한다고 말한다.

 

경칩은 세 三侯로 나누는데, 는 봄을 맞이하여 농사에 해를 끼치는 동물을 사냥하는 축제나 儀式, 계절의 변화, 혹은 동물과 식물의 활동 규칙을 지칭한다. 여기서는 두 번째 의미로 쓰였다.

처음의 5일인 一侯에는 복숭아 꽃(桃花)이 피기 시작하고, 다음 5일인 二侯에는 꾀꼬리가 울기 시작하며, 다음 5일인 三侯에는 매의 움직임이 비둘기처럼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경칩을 지나면서부터는 나무들을 자세히 보면 푸른 기운이 조금씩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봄을 즐기기 위한 賞春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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