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일상/2022

경주의 승가람 터

竹溪(죽계) 2022. 10. 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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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의 경주와 가람터

이번에는 23일 일정으로 문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경주의 사찰 터를 돌았다.

前佛時代의 일곱 개 사찰 터인 七處伽藍 天鏡林에 세웠던 신라 최초의 사찰인 興輪寺는 그 터조차 흔적이 묘연한데다 근래에 들어선 이상한 비구니 사찰이 있어서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사찰 터에는 아무것도 없고, 국립경주박물관 뒤 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水曹 만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에는 이차돈의 순교를 기리기 위한 石碑가 전시되어 있는데, 흰 피가 하늘로 솟구치는 모양을 그린 것이 이채롭다.

감포에 있는 감은사터는 거대한 삼층석탑과 용이 들어와 쉴 수 있도록 설계한 금당 아래의 공간이 매우 특이하다. 과거에는 금당 바닥 아래까지 물이 들어오도록 해서 동해 용이 된 문무왕의 혼백이 쉬도록 만들었다. 문학을 현실태로 만들어낸 신라인의 솜씨가 일품이다.

현세의 부모를 위해 金大城이 세우기 시작하여 20년을 넘게 중창하여 국가에서 마무리했다는 불국사는 국가적 규모의 願刹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대성의 생애는 다분히 설화적이어서 여러 의미가 있다.

토함산 동편에 있는 석굴암은 신라의 불교예술이 가지는 최고의 경지를 느낄 수 있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본존불이 춘분, 추분 때 정동 방향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형국인데, 태양의 후예라는 점과 태양의 끝까지 가보려 했던 신라인들의 염원을 잘 담아내고 있다.

芬皇寺는 원효가 머물면서 大乘起信論疏 등을 지었던 곳이며, 희명(希明)이라는 여인이 눈먼 아들을 위해 千手觀音에게 노래를 불러 눈을 뜨게 되었다는 향가의 배경설화와도 관련을 가진 곳이다. 模塼石塔三龍變魚井이 유명하다.

황룡사터는 당간지주와 석재만 남아 있는데, 규모가 매우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목조 구층석탑은 현재의 기술로도 복원을 할 수 없다고 하니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가을의 정취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맑고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경주의 모습은 가히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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