崇義殿
임진강변의 崇義殿
숭의전은 고려를 이어 건국한 조선에서 세운 것으로, 고려의 왕과 충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는 사당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1385년에 고려를 제 하는 묘(廟-사당)를 세우고, 고려 태조 왕건과 헤종, 성종, 현종, 문종, 경종, 현종, 충렬왕, 공민왕의 여덟 왕을 제사 지내도록 했다. 또한 고려를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 정몽주 외 15인도 함께 제사 지내도록 했다. 세종 때에는 8왕을 모시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여, 태조, 원종, 문종, 현종의 4왕만을 제사 지내도록 했다. 숭의전을 관리하는 사람으로는 왕씨가 세습하도록 했다.
고려를 멸망시킨 조선에서 왜 이런 사당을 세워 제사를 지냈을까 의아스러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바로 앞 시대의 정권이나 왕조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사회적, 정치적 관습이었다. 멸망시킬 때는 언제고 사당을 지어 제를 지내느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지금 사회에서는 완전히 잃어버린 도리나 예의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숭의전은 매우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근래의 우리 사회를 보면 지난 정권에서 한 것은 모두 적폐이므로 청산하고, 없애야 할 것일 뿐이었음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발전적 수용이나 화합은 없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고려에 대한 예의를 갖춘 조선의 정권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미래의 정치 세력들 모두가 본받아야 할 미풍양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기행의 주제는 이것 하나로 했지만 내친김에 신라의 북진을 막기 위해 고구려가 쌓았던 연천 당포성, 한탄강 주상절리를 이루는 한 명소인 비둘기낭,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노동당사,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등을 덤으로 둘러보았다.




















